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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본가에 갔다가 엄마에게 코로나를 얻었다. 나랑 동생이랑 신생아 조카랑 네 명이 끙끙 앓았는데 아빠와 남동생, 둘째는 멀쩡했다! ㅠㅠㅠ 나 정말 코로나 걸리기 한 달 전에도 4차 백신도 맞고, 3년 내내 독거노인처럼 안 나가고 버틴 사람인데 이렇게나 억울하고 허무하게... 크게 아프진 않았는데 후유증이 꽤 길게 가고 있다. 기력도 없어져서 수액도 맞고 영양제도 다시 꼬박꼬박 챙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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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살의 아이콘.... 또 다시 소속된 조직이 바뀔 것 같다. 두 가지 도메인을 동시에 치면서 업무 스위칭이 힘들었다 보니, 하는 일은 도매 하나로 굳혀진 건 좋은데 그래도 아쉬운 감이 없잖아 있다. 사는 곳이 바뀌지 않으면 회사가 바뀌던 나는 이제 회사가 안 바뀌니 조직이 바뀌는 사람이 된 것 같다. 반년 동안 물류팀에서 재미있는 업무가 꽤 많았어서 아쉽다. 특히 직진배송 신규 셀러들의 운영 전환율을 높은 수치로 끌어올리는 과정이 참 재미있었다. SCM팀과 쿠, 진이랑 함께 아이데이션부터해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개선해 보고 결과가 좋게 나와서 신났던 참이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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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불안과 공황은 없는데 무기력과 건망증, 잦은 충동으로 주치의 선생님과 성인ADHD를 생각해보고 있다. 가볍게 약을 시도하다가 점점 약을 늘려보고 있다. 에이 내가 ADHD라고? 했는데 의외로... 내가 해당되는 항목이 꽤 많았다. 그리고 함께 동반되는 질병에 우울장애와 불안, 공황등이 있어서 납득을 좀 하고 한동안 약을 계속 바꿔보며 차도를 보기로 했다. 그래도 공황과 불안이 많이 가라앉아서 나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다. 작년 이맘 때는 아침마다 명상을 했는데, 다시 명상을 시작해볼까 한다. 어제 아침에 오랜만에 명상을 했더니 마음이 개운하고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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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동의 결과물은 만년필과 잉크. 처음은 십 년 전부터 제일 갖고 싶었던 펠리칸 루비 레드 M600 중고 매물을 해외에서 발견했다. 지나간 한정과 사랑에 빠지면 너무 슬픈데 난 그걸 십 년째 했다구.. 매번 다음에 다음에 미루다가 6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시세가 오르는 걸 지켜본 터라 이번엔 정말 살까? 하다가 뇌에 힘주고 참았다. 그래도 연말이고! 새해고! 내게 선물을 주자! 싶어서 대신 50만 원 후반대인 오로라 옵티마 비올라 오롤라이드를 사려고 했다.

아니 근데 내가 늘 갖고 싶었던 루비 레드가 빨간 색이잖아. 그러니까 빨간 애로 더 들어자 싶어서 파이롯트 센츄리 3776 부르고뉴랑 세일러 프로기어 슬림 티 타임 피카 할론그로타랑 펠리칸 스페셜 에디션 클래식 M205 스타 루비 세가지로 허한 마음을 채웠다. 셋 다 한정이었고, 앞의 두 애는 좀 더 오래된 한정이라 한국엔 없었다. 결국 유럽이랑 아시아, 미국쪽 펜샵 다 털어서 좀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을 찾아서 샀는데 사고 보니 원래 사려던 오로라 옵티마보다 가격이 좀 더 높아졌다! 그래도 세 개는 한 개 보다 많으니까! 라고 정신승리 중.

펠리칸은 가장 먼저 현지에서 배송출발했다는데 아직 송장의 변화가 없고, 앞의 둘은 어제 도착했다. 신나서 언박싱하고 사진찍고 한참을 바라보고 쑈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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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는 요즘 갑자기 초록 잉크가 갖고 싶어서 초록 잉크만 너댓개 산 것 같다. 그나마 맘에 드는 색은 이로시주쿠 심록 정도? 다른 건 채도나 명도가 영 아쉽다. 초록 계열 잉크 중 제일 좋아하는 건 몽의 화이트 포레스트인데 오래전에 겨우 소분받은 귀한 잉크인 데다가 일 년에 한 번만 펜에 넣을 정도로 아껴 쓰고 있지만 정말 얼마 남지 않아서 슬프다. 세일러처럼 한정 복각해 달라고 제발...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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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쓰던 티스토리가 아예 삭제된 것을 알게되어 조금 속상한 하루다. 이글루스에 쓰던 블로그는 아직 살아있는데.... 8ㅅ8 그래서 다시 티스토리 계정을 만들긴 했는데... 그냥 노션을 좀 더 커스텀해서 블로그 대신 쓸까 하고.... 여러모로 고민을 하다가 댓글 작성도 그렇고 신경 쓰이는 부분들이 있어서 티스토리로 이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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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코 PD끼리 글 쓰는 모임에 강제로 가입이 되었다. 우리 PD들이 아주… 성취와 욕망에 불탄 사람들이라 얼레벌레 따라가고 있지만 나도 조금은 나아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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